친구정리중

Posted at 2008/10/30 18:42 // in Essay // by Daniel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 대해 정리중입니다.

동기 친구만이 아니라 후배나 선배등등 다 포함해서 말이죠.

 

사람은 다들 장단점이 있고 그중에 인간관계 잘 맺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어떤 땐 그렇게 인간관계 잘 맺는 사람들이 좀 꺼려질 때도 있습니다.

제가 맘이 비뚤어진 건지,

"이건 인맥 트기위해 접근하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요.

 

에 어쨌든 그건 그렇고

뭐 정리란 게 거창하거나 심각한 건 아니고 그냥 연락처를 지우는 겁니다.

"이제 나 당신을 정리했어요"하는 건 아니고 어차피 뜸했던 사이라 그냥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되지요.

 

정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1) 연락이 너무 뜸한데 연락하게 되면 '이사람 왠일이니?'하고 생각하게 될 사람

2) 내가 먼저 말을 걸면(문자 하면, 메신저 말 걸면..) 무시하는 사람

3) 지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멀리 있고 너무 행복해서 나와 연락할 필요가 없는 사람

정도로 정했습니다.

 

1)번 부류는 별로 연락이 없어져서 서먹한 사이지요

같은 회사 다니다가 떠났는데 그 이후 연락 없던 사람이라던가 과, 동아리등 공동체에서 함께 활동하다가 이제는 서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 해당됩니다.

그중에 자주 봤던 사람들은 나중에 어쩌다가 한 번 만나게 될 수는 있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그 때 만났을 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어차피 그 사람도 자기 입장에서 제가 비슷한 존재일 겁니다.

자주 보지 않았던, 그러니까 잠깐 마주쳤어서 연락처를 주고받았지만 금방 떠나게 된 사람들은 다음에 봐도 아는 척 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냥 만났을 때 친절하고 반갑게 맞아주고 얘기하면 될 것 같으니 지금은 일단 지우죠

 

2)번 부류는 좀 애매한데, 이 사람들은 보통 제가 아쉬워서 말을 걸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혜로운 사람이거나 재미있는 사람이거나 예전에 친했던 (또는 친했다고 생각한) 사람

무엇을 물어볼 때나 도움이 필요할 때 말 걸어보게됐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뭔가 좋은 점이 있고 제가 부러워하거나 존경하는 어떤 면이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 제가 기대하는 바는 '환대'입니다만,

아무래도 제가 인생을 잘 살지 못해서인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일을 겪게 되면 그 사람에게 주눅이 들게 돼서 '내가 왜 먼저 말 걸었을까' 후회하게 되죠.

그런데 자꾸 그렇게 곱씹다보면 괜히 마음이 아프고 하니 잊어버리고 싶어집니다.

 

3)번 부류는 많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 이민 갔거나 결혼해서 해외로 가거나(이건 주로 여자애들) 나와 다른 수준의 사회로 간 사람들

어차피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그쪽 입장에서도 정말 친한 사람 아니면 그렇게 먼데 연락하기 쉽지 않죠. 연락해봤자 서로 아무 말할 꺼리가 없구

 

어쩌면 이미 처음부터 털어버려야 했을텐데 미련때문에 남겨둔 연락처들일 것 같아요

어느새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만 500개가 넘네요

그래서 정리중입니다.

메신저와 이메일, 핸드폰, 싸이월드 일촌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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