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 지킬 수 있는 것만이 자기 것입니다.

Posted at 2012/06/07 02:38 // in Essay // by Daniel

소유
자기가 지킬 수 있는 것 까지만 자기가 소유한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든 자기가 지킬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게 있나요?

ㅎㅎ
그래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만큼만 가질 수 있는 겁니다.
가지고 있다는 느낌만 있을 뿐이죠.
사실상 "사유재산" 이란 것은 개념적인 것일 뿐이지요.

실제 내가 돈이 1억이 있다 한들, 사실 내가 의지하고 있는 것은 통장에 찍힌 숫자 뿐입니다.
실제 '지금' 내가 사용할 수(누릴 수) 있는 것은 내 손안에 들고 있는 돈 밖에 없습니다.
( 아니 돈이라는 개념에 의한 약속 밖에 붙들고 있지 않습니다. )
지금 내가 집이 10채 있다 한들, 사실 나는 한번에 10개의 집에 살 수 없습니다.
한번에 한 집씩. 단지 한 가지씩만 누릴 뿐입니다.
그리고 그 조차도 소유했다는 권리 문서만 어딘가 있을 뿐이죠,
정부에서 나몰라라 하면 어떤 힘센 사람이 들어와서 자기 것으로 하고 살아버리면 눈 뜨고 빼앗겨 버릴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행정 착오, 전산 착오로 기록이 삭제돼 버리면, 이마져도 없어지고 말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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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보어 전쟁을 아시나요?
보어전쟁은 보어인들과 전쟁한 전쟁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전쟁입니다.
보어인들은 주로 네덜란드계 사람들로 남아프리카에 오래전에 정착한 사람들의 후손입니다.
네덜란드가 세계의 무역을 제패하던 시절에 남아프리카에 거점을 잡고 살아왔지요

분명 남아프리카는 이들 보어인들의 "소유"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지요

영국이 이 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거죠.
이 보어인들이 살던 땅에서 금이, 막대한 금이 나왔거든요.
당시 전 세계 생산량의 1/4이나 되는 금이 생산되었습니다.
거기에 다이아몬드도 나왔습니다.

이것이 축복인 줄 알았습니다.
보어인들은 백인-문명인이었고, 백인 문명과 함께 아프리카어도 구사할 줄 알며, 네덜란드를 비롯한 프랑스, 플란더즈 등에서 이주해 온 (영국의 성공회와 비슷한) 개신교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지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도 열심히 저항했지만 영국의 총력전 앞에서 굴복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인구 50만에 총 병력 7만인 보어인에 대하여 45만의 군대를 동원하고,
전쟁 막바지에는 그들의 전답을 불사르고 총 21만명을 강제 수용소에 집단 수용합니다. 이곳에서 약 2만명이 사망합니다.
(이것이 이후 2차대전의 유대인 집단 수용소의 모델이 됩니다)
결국에 축복인 줄 알았던, 자기의 "소유"가 된 줄 알았던 남아프리카 땅, 금과 다이아몬드는 자기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지킬 수 있을 때까지만 자기 것이었죠.
오히려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소유는 비극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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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나 민족이 아닌 사람의 예를 들어볼까요?
너무 예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의 '미모'는 자신의 "소유"일까요?
그리고 축복일까요?

어떤 사람은 그 미모를 통해 많은 것을 얻고 누리며 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 미모 때문에 기구하게, 불행하게 살다 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너무 예쁘다가, 이러면 안되지만 나쁜 사람, 힘센 사람에게 자신의 인생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겨버리기도 합니다.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강한 사람, 강한 공동체에.

진정 내가 "소유"한다는 것은 존재하는 개념일까요?
다만 illusion에 지나지 않는, 사람들간에 암묵적으로 맺어진 일종의 '약속' 같은 거지요.
늘 지켜지고 있다고 믿지만 때때로 -- 꽤 자주 깨뜨려지는 약속.

진정 내가 무언가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원한 바람, 맛있는 음식, 예쁜 옷, 자동차, 살 집, 가정부의 서비스..
이런 것들을 누릴 수 있도록,
진정 자기를, 나의 소유를 지켜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 때에 내가 구름으로 그 옷을 만들고 흑암으로 그 강보를 만들고
한계를 정하여 문빗장을 지르고
이르기를 네가 여기까지 오고 더 넘어가지 못하리니 네 높은 파도가 여기서 그칠지니라 하였노라
바다가 그 모태에서 터져 나올 때에 문으로 그것을 가둔 자가 누구냐 (욥38)

하나님이 허락하신 만큼만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만큼만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것이라고 자랑 말고, 당연하다 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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