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받은 은혜
음,, 훈련 다녀온 지 이제 만 3주인데 아직 후기라던가 소감을 쓰질 못했네요.
글쎄, 수첩에 제목만 써놓고 시간이 없어서 정리하질 못했습니다.
쓸 수 있는 것만 쓴 다음, 목록만 써놓고, 시간 있을 때 채워넣어야겠습니다.
훈련 가기 전
사람들, 알리기
하나님의 은혜
은혜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좋은 것이 은혜라지요.. 훈련 가서 별로 길지도 않은 기간이었지만 하나님이 많이 도와주시는구나 하는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신발 고르기
전투화가 정말 잘 걸려야 합니다. 전투화의 중요성은 행군 때에 나타납니다. 보통 훈련병들이 별 한개에서 별 5개 까지 훈련의 등급을 매기는데 행군이 별 5개를 많이 받는 이유는 군장이 많이 무거운 것도 있지만(엄청 무겁습니다) 가는 도중에 발이 까지거나 물집이 나서 아프기 때문입니다.
첫날 전투화를 고르는데, 제 원래 신발 사이즈가 265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265 사이즈가 다 떨어졌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265로 알고 조교가 주었는데 가지고 가면서 확인해보니 260이었습니다. 잘못 받았다고 했더니 떨어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조교가 그 260을 신어보라고 했습니다. 신어보니 딱 맞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신겠다고 했지요.
전투화는 딱 맞아야 하더군요. 너무 작으면 당연히 아프고, 너무 크면 걷는 중에 쓸려서 물집 생기고, 접혀서 그 부위가 까지게 됩니다.
저는 주간 행군 때도, 주야간 행군 때도 발이 신발이 딱 맞았기 때문에 물집 하나 상처하나 없이 말짱했습니다. 행군이 별로 힘들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주위 소대원들은 처음 주간 행군하고 물집에 까진곳 투성이었습니다. 주야간 때는 우유 팩 대고, 전투화를 때리고 못으로 찍어서 부드럽게 하고 다들 난리였지만 전 그럴 필요가 없었지요.
짝꿍
같은 관물대를 쓰는 짝을 잘 만나야 살기 편합니다. 괜히 같이 쓰는 물건 잃어버리거나, 정리 잘못하면 둘 다 혼나거든요. 제 짝은 착하고 할일 바르게 하는 친구였습니다. 군대에서 줄을 잘 서야 한다는데 좋은 사람 만났습니다.
소대 배정
원래 생각보다 한시간 먼저 도착해서 일찍 부대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식사를 다른데서 하고 가자고 하셔서 차 타고 10분 거리에서 식사를 하다가 너무 늦어서 딱 맞춰 도착했습니다.
알고 보니 온 순서대로 소대가 배정되더군요.
저는 늦게 온 축이라 4소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4소대가 가장 편한 소대였습니다. 조교중에 말년 병장이 있고, 1등 하기 보다 그냥 꼴찌 하지 말라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소대는 얼차려도 좀 받고 했는데 우리 소대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줄도 참 오묘하게 선 것이 세로 둘째 줄 가운데가 됐습니다. 열로도, 행으로도 튀지 않는 자리라 좋았습니다.
예배
군대 가면 예배도 못드릴까봐 기도 많이 했습니다. 예배 드리게 해달라고. 가보니 왠걸..
훈련소 와서 3일 째 수요일날이 되니 종교행사 집합하라더군요.
군대 가서 일주일에 세번씩 예배 꼬박꼬박 드렸습니다. 수요예배, 주일 예배, 저녁 예배.
게다가 저녁 예배 때는 두번이나 외부에서 공연이 왔습니다. 요즘 유명한 '야곱의 축복'의 작곡자 도 와서 노래하고 그랬습니다.
재밌는 것은 조교들이 교회 간식 메뉴가 더 좋다느니 세례 받으면 맛있는 거 준다느니 해서 교회 안다니던 사람들도 많이 교회로 오더란 말입니다. 조교들도 기독교인이 아닌데 말이죠. 중대장님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정신교육 때 하나님에 대해 소개하기도 하고..
특송
마지막 주에 수요 예배때 특송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 전전 주 주일에 신청하고 성가대도 한 주 했지요.
그런데 지독한 감기에 걸려버렸습니다. 군에서는 감기에 걸렸다고 쉬게 해주진 않기 때문에 나으려면 오래 걸리고 많이 힘듭니다.
편도선이 무지 부어서 밥도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했죠. 수용일에 특송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화요일이 되었습니다. 목 부은 것이 가라앉았습니다. 대신 가래가 많아서 기침은 계속 했습니다.
게다가 그 주부터 제가 식사봉사조가 되는 바람에, 식사전, 식사후에 차출되어야 했습니다. 저번 주의 상황을 볼 때 식사봉사조들은 저녁 식사 후 설거지로 늦게 끝나서 수요 예배 때에 설교 도중에 늦게 들어옵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냥 기도 했습니다. 빨리 끝나게 해달라고.
수요일 저녁, 특이하게도 그날 설거지 조가 설거지에 바닥 청소까지 초고속으로 끝내서 중대 종교행사 집합때 딱 맞춰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중대원들과 같이 이동해서 같이 예배 장소로 올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특송 시점이 빠르더군요. 설거지가 늦었으면 아마 못했을 겁니다. 특송하라고 시간을 마련해주신 것 같습니다.
잠깐 복음 증거하고 찬양을 했는데 특송 때는 신기하게 기침이 한번도 나지 않더군요.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그 후에 성가대들끼리(우리 중대와 옆 중대가 같이 마지막 주라서 특송 하기로 했었습니다) 같이 특송을 하는데 이때는 기침이 계속 나서 노래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속으로 많이 웃었습니다.
훈련 일정
정신교율 제식 총검 장구 착용 불침번 경계 주산행군, 각개 전투, 숙영, 준비태세, 사격, 응급처치, 주야간 행군, 화생방, 수류탄
병영생활
간식(맛스타, 건빵)
사람들
편지
물건 잃어버렸을 때
예배
화장실
빨래
세면
목욕
청소
점호
로션
식사
내가 변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