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짐..
“넌 누구니? 참 예쁘구나.”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나는 여우야.”
“이리 와서 나하고 놀자. 난 아주 쓸쓸하단다.”
“난 너하구 놀 수가 없어. 길이 안 들었으니까.”
“그래? 미안해.”
조금 생각하다가 어린 왕자가 덧붙였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말이니?”
“넌 여기 사는 아이가 아니구나. 무얼 찾고 있니?”
“사람들을 찾고 있어. 그런데 길들인다는 게 무슨 말이니?”
“사람들은 총으로 사냥을 해. 대단히 귀찮은 노릇이지. 하지만 사람들은 닭을 기르기도 해.
사람이란 그저 한 가지밖에 쓸모가 없다니까. 너두 닭이 필요하니?”
“아니, 난 친구를 찾고 있어. 도대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말이냐구.”
“모두들 잊고 있는 건데,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란다.”
여우가 대답했다.
“관계를 맺는다구?”
“응. 지금 너는 다른 애들 수만 명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애에 지나 지 않는다.
그리구 나는 네가 필요 없구, 너는 내가 아쉽지도 않은 거야.
네가 보기에 나도 다른 수만 마리의 여우와 똑같잖아?
그렇지만 네가 나 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아쉬워질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구, 네게도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 거야.”
“이제 좀 알아 듣겠어. 나에게 꽃이 하나 있는데, 그 꽃이 나를 길들였나 봐.”
길든다는 것..
저도 길들었나봅니다.
힘겨운 것은 아니지만 헤어진 여자친구 생각이 아직 나네요. 벌써 몇달 되었는데
새벽에 알람 해놓은 그녀가 사준 시계가 울릴 때도, 비슷한 머리 스타일의 사람이 지나가도 생각나고, 주변의 여성들을 볼 때도 그녀와 비교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밤에 별을 볼 때, 같이 갔던 여행이 생각나고.. 그녀가 즐겨마시던 녹차라떼를 볼때도 생각나고.. 같이 불렀던 찬양을 부르게 될 때도 생각나고..
점차 잊혀지겠지만 길든다는 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애틋함의 하나일 겁니다.
하나님도 아담에게 길들여져서, 잊지 못해서, 만나고 싶어서,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싶으셔서 자기를 죽여 다시 맞아들이셨죠.
그 아이를 축복합니다.
좀더 좋은 사람 만나고, 좀더 행복해지고, 좀더 웃고, 좀더 하나님과 가까운 사람으로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그아이의 생일이네요.. 참 이상한 우연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