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검 – 희망을 잃지 않기

Posted at 2008/03/23 01:11 // in Essay // by Daniel

예전에 봤던 책에—찾아보니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였네요, 남북전쟁에서 있었던 일 얘기가 나옵니다.

메인 20 지원연대가 게티스버그 전투 중 리틀 라운드 탑을 수비할 때였습니다.

남군의 거센 공격으로 고립 무원의 상황에 탄약마저 바닥난 순간,

지휘관인 조슈아 챔벌린 대령은 착검을 명령합니다. 그리고 돌격하지요.

 

포기할 만한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남군은 그걸 보자 오히려 뭔가 전략이 있거나 배후에 지원군이 온 줄 알고 겁을 내어 후퇴하기 시작해버립니다.

 

"총검을 착검하라."

그가 말했다. 처음엔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입을 떡 벌린 채로 그를 올려다보기만 했다.

"우리는 언덕 아래로 달려 내려가는 이점이 있다."

체임벌린이 말했다.

"일제히 착검하라. 전 연대 병력을 결집하여 오른쪽으로 크게 회전하라. 먼저 왼쪽을 움직여라."

멜처 중위가 당황한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

"대령님, 오른쪽으로 크게 회전한다는게 무슨 뜻입니까?"

하지만 대령은 이미 담벼락 아래로 뛰어내렸다. 옆에 있던 토지어가 대답했다.

"오른쪽으로 크게 회전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전면적인 공격에 나선다는 뜻이야."

데이비드는 체임벌린이 지휘관의 칼을 뽑아들고 담벼락에 다시 뛰어올라 소리치는 것을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착검하라! 착검! 착검!"

대령은 칼을 들어 데이비드 쪽을 한 번 가리키더니 고개를 살짝 숙이며 목례를 보냈다. 이어 가는 하늘 높이 칼을 쳐들며 불가능한 확률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정의로움과 두려움에서 솟구치는 저 엄청난 힘을 발산하면서 메인 주 출신의 학교 선생은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돌격하라! 돌격하라! 돌격하라!"

부하들은 총검을 앞세우고 돌격했다. 부하들은 우레와 같이 돌무더기를 뛰어넘어 가며 지휘관의 지시를 일제히 복창했다.

"돌격하라! 돌격하라! 돌격하라!"

데이비드는 방어벽 쪽으로 달려가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다가서던 남군 병사들이 그 자리에 멈춰서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남군 병사들은 일제히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몇몇 용감한 병사가 총을 쏘는 시늉을 냈지만 곧 총을 내버리고 달아났다. 데이비드는 언덕 아래 약 70미터 지점에 서 있는 체임벌린을 보았다. 그는 왼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오른손의 칼로 적군 장교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그 장교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있었다. 전투는 끝난 것이다.

....

지금의 제 상황은…

아니 상태는,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제 회복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용기를 가져야겠지요

희망을 버리지 않기

착검.

 

그렇게 많이들 얘기하던

믿음, 소망, 사랑

뭐가 좋은 건지 별로 와닿지 않지 않나요?

 

지금의 제게 사랑은 성격이 다르겠지만

믿음과 소망은 잘 적용됩니다.

더 나은 미래를 믿기,

소망을 가지기..

 

오늘 랩 친구들에게 이야기한 건데

 

죠셉이란 아이가 있었습니다.

태어난 집은 동네에서 가난한 집은 아니었는데, 아버지가 부인이 넷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동생을 낳다가 어렸을 때 돌아가시고,

동생과 둘이 열명의 형 밑에서 외롭게 지냅니다.

똑똑한 친구여서 그런지, 어머니가 없는 아들이 불쌍해선지 아버지는 죠셉을 많이 아껴줍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형들의 시기와 미움을 사버렸습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있는 틈에 충동적으로 죠셉을 붙잡아 가두고는 죽여버리려고 합니다.

일단 가둬놓고는 태연히 밥을 먹던 형들,,

그러다가 손에 피 묻히는 것 보단 어디 멀리 돈 받고 팔아버리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신매매조직에 넘겨버립니다.

멀리멀리 끌려가 어디 큰 나라에 고관대작 집에 종으로 팔려버렸습니다.

죽지않을만큼 고생하다가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열심히 일하여 좀 편해졌나 싶었더니 이번엔 그 집 부인이 유혹합니다.

'아줌마 싫어요 왜이러세요' 이러며 도망쳤더니 오히려 그 아줌마, 한을 품고는 자기를 겁탈하려고 했단 누명을 씌워서 죽여버리려고 합니다.

착하게만 살려고 했던 죠셉, 결국 누명을 쓰고 주인한테도 버림받고 감옥에 갇히죠

감옥에서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고 모두에게 잊혀지고 난 다음.

열일곱쯤 잡혀가서 그런 감옥 생활까지 다 하고 서른셋에야 빛을 보게 됩니다.

그런 상황, 파탄 가정에 어머니도 잃고, 형제들에게 배신당하고, 누명쓰고 감옥 가고.. 억울하고 원통한 상황,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마음을 지키게 한 건

아마 소망이었을 겁니다.

어릴 때 꿈을 꾼 게 있었거든요. 그의 미래. 단지 자기가 원한 것이었다면 아무 소용 없겠지만, 하나님이 보여주셨다고 할 꿈이 있었습니다.

그걸 믿었던 게 중요하고, 그리고 소망했던 것이 캄캄한 상황에서 그 사람을 붙잡아주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잘 됐을 때, 형들이 찾아와서 부탁할 때도

"형님들 걱정마세요, 예전 일들은 하나님이 이 때를 위해 나를 미리 준비시킨 겁니다. 원망하지 않아요" 라고 할 수 있던 것은 그 믿음, 그리고 소망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죠셉은 형들을 "사랑"해주게 되었네요. 너그럽게 용서해주고.

그것도 이와 같은 믿음과 소망을 지켜서 원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소망,

그런 믿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고통은 실제적인거라.

이렇게 말만 들어선 쉬울 것 같은데, 많이 어렵습니다.

당장 제가 암에 걸렸다고 상상해본다면, 그 아픔이나 저와 주변사람들이 받을 고통.. 크겠지요

그런 때에도 소망을 가질 수 있느냐..

또 내가 잘못했다는 말.. 반박할 수 없는 상황. 못난이라는 평가.. 또는 왕따

이런 때에 믿음을 가지고 미래를 희망할 수 있는가는

많이 힘든 얘기지요

사람의 힘으론..

 

그래서,

항상,

은혜를 구합니다. 전 다른 사람보다 별로 낫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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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e Fan

    2008/03/23 22:04 [수정/삭제] [답글]

    소망은 고통의 마취제
    소망과 현실을 이어주는 것은 믿음~^^

  2. rommance

    2008/03/25 04:41 [수정/삭제] [답글]

    :-) 격려말씀 고맙습니다.
    힘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