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Posted at 2007/03/17 23:24 // in Essay // by Daniel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많이 아프셨을 때,
구정 연휴 다음에 휴가내고 찾아뵈었습니다.
하룻밤 같이 자고, 이제 돌아가려고
"할머니, 저 갈께요"
라고 하며 손을 잡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 어여 가야지"
하시는데,
한참을 손을 쓰다듬으시고, "어여 가야지" 말씀을 반복하시며 제 눈동자를 껌뻑껌뻑 처다보시더군요.

"어여 가라" 하시면서, 잡은 손은 꼭 쥐시고 놓치 않으시던 모습...

그렇게 보기를 원하셨는데, 그나마 돌아가시기 전에 뵌게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더 자주 찾아뵐 껄 하는 후회도 듭니다.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그 때의 그 눈빛과 꼭 잡으시던 손.
참 활기차시고 항상 무언가 해주시기만 하시던 분이 아프실 때 보니까 참 가냘프시더군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