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함

Posted at 2007/03/14 21:09 // in Essay // by Daniel
외할머니 장례식 부의금 목록을 정리했습니다.
외삼촌, 이모부들이 다들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입니다.
한 분은 대학교수시고, 공기업의 처장 두 분, 대기업 상무 한분, ETRI와 국방과학연구소 팀장 등...
그래서 그런지 회사와 거래처에서 많이들 오셨습니다.
조화도 90여기나 오고...

부의금을 정리하다보니 거래처나 회사 높은 분들은 부의금 금액이 컸습니다.
어떤 경우는 꽤 놀라기도 하지요

계속 큰 금액들, 정형화된 금액들을 보다가 특이한 액수를 보았습니다.
25,000원.

보통 만원단위로 하는데 5천원단위 지폐까지 같이 넣어 주신 분은 처음이었습니다.
(보통 3,5,7,10 만원 단위로 넣으시더라구요)

궁금해서 봉투에 써져 있는 분이 누구신지 물어봤습니다.
"그거 친척이야 할머니와 사촌되시는 분"

왠지 애틋했습니다.
나이 먹은 여자분은 보통 형편이 어려우시거든요. 그래서 부의금 낼 형편도 많이 안되실텐데...
그래서 그나마 내신 돈이었을 것 같습니다.

거래처나 기업의 다른 분이 내신 몇십만원보다 훨씬 따듯했습니다.

화장터에서도 사촌형제분들이 가장 많이 우시고...

우리보다 훨씬 외할머니를 사랑하셨던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