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그리고 도우심

Posted at 2007/06/21 01:43 // in Essay // by Daniel
저번달에 했던 선택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참,
저는,
대책 없습니다.
선택을 하고서, 결과가 나왔을 때 그 선택의 무게를 느끼는 어리숙함.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진학하기로 했습니다.
공부를 오랫동안 하지 않았기에, 부끄러움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안보려고 했는데, 무슨 생각이 든 것인지. 갑자기 맘이 변해서
원서접수 마지막날에 원서를 내 버렸습니다.

붙어버렸네요.
그냥, 은혜를 구했습니다.
저야 뭐... 성적도 좋지 않고, 공부도 안했고.. 교수님이나 누구 만나서 앞길을 닦아놓을 성격도 안되고.. 제가 보기에 별로 확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선 제 망설임까지 헤아리시고 인도하시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들께서 면접 때 저를 불쌍하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사실 경쟁률도 높았고, 이 나이에 오는 사람으로 내세울 건 프로그램쟁이 경력정도밖에 없는데..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지도교수를 정하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 것 제대로 못하는데..
나중에 어느 교수님께 메일 보냈더니 아직도 못 정했냐며, 자기 랩은 올 친구가 정해졌는데, 도와줘야겠다며 사무실로 빨리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곤 여러 교수님들께 연락해서 뽑을 사람이 정해졌는지 손수 물어보시고...
다른 교수님은 젊은 교수에게 가라며 조언도 해주시고..
옆에 앉아서 부끄러웠습니다.
정말 이런 것도 못하는구나.
그리고 그래서 내게 이런 분을 또 붙여주시는구나.
참, 착한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은혜로 삽니다.
멀리 돌아온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삶, 그분의 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리숙한 사람...
하나님밖에 의지하지 못하는 사람..
감사합니다.
어떻게,, 이런 글밖에 못씁니다. 항상 이런식으로 은혜 받으며 사니...


안녕하세요

참 어리숙한 제게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략....... 아까 돌아가기 전에 찾아뵐려고 했는데 자리에 안계셔서 뵙질 못했습니다. 여러가지로 참 부끄럽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좋은 선택과 결심을 했습니다.

김교수님은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으셨고, 연구활동을 활발히 하고

계시므로, 2년동안 귀중한 지도를 받을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보람있는 학교생활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현식 교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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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진 유일한

Posted at 2007/06/16 01:45 // in Essay // by Daniel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제게 있는 것은,
하나님 뿐입니다.
다른 아무것도 잘난 것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머리가 똑똑하고 거기에 + 사회생활 할 줄 알고
어떤 사람은 강인한 체력과 적극적인 성격
어떤 사람은 뛰어난 외모와 미려한 말솜씨
어떤 사람은 재미있는 말 재주와 인간관계...

전 조금씩 모자랍니다.

제가 내세울 건
그냥 하나님 뿐입니다.

회사에서도 그렇습니다.
대부분이 석박사 학력자들인 중에서 몇안되는 학사출신 직원이고
무선통신 반도체 회사에서 전자과가 아니고 컴공과 출신인 몇안되는 개발자이고...
형이라던가 선배라고 부를 사람 하나 없는, 술한잔 안하는 사람입니다.
거기다 맨날 교회 가니 주말엔 당연히 쉬고 퇴근도 빨리 하고...

그런데 이 회사에 들어올 때부터 과장급으로 입사했고
1년밖에 안돼서 진학한다고 그만두어야 하니 생각외로 많이들 아쉬워합니다.
휴직하고 다시 돌아오라거나..

"그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지 말라, 승진하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을 알고 있기에
항상 제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 코드도 다들 볼 수 있는 곳에 빠짐없이 올려두는데
저를 대체할 인력이 아직 없습니다.

가끔씩 생각되는 것이
내 가진 장점은 작은 것일텐데,
하나님께서 그 작은 부분들을 극대화시켜 포장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마치 잘하는 것 처럼.
능력이 많은 것 처럼...

앞으로 삶이 어떤 길로 이어질 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하나님과 함께 붙어있으면 뭐든 문제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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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허

Posted at 2007/05/22 01:42 // in Essay // by Daniel
교만하고, 자랑해보이려고 하는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겸허해야되는데, 겸손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들이 자꾸 보입니다.

정말로 현명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은 무언가 자기보다 뛰어난 것을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만일 그가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그 사람이 나보다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태껏 나보다도 선행을 쌓을 기회가 많았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만일 나보다 젊다고 하면 죄를 적게 지었으리라 생각해서 존중한다.
만일 나보다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나보다도 더 자선을 베풀어 왔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가난하다면 그는 나보다도 훨씬 더 괴로워했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현명하다면 그의 지식에 대해서 경의를 표한다.
만일 나보다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나보다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쥬다 아세리

진짜 겸허함이란 계산되지 않고 자연히 넘쳐나오는 것이라야 한다. - M. 토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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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없이

Posted at 2007/05/20 01:42 // in Essay // by Daniel

다시 없을 시간
후회없는 선택
행동하는 용기
뒤돌아보지 않는 믿음
하나님을 바라보는 지혜

부끄럼 당하게 될 수도 있는 일을 결정해버렸습니다.
후회하지 말고,
결과가 어떻든 믿음을 가져야겠죠.

요즘 생각이,
'나는 참 부족한 게 많구나' 입니다.

저는 어찌보면 참 비대칭적인 사람입니다.
제가 가진 거의 모든 내세울 만한 점들은 생각으로부터 나옵니다.
다른 방면으로는 약한 부분이 많고, 부끄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어떤 친구와 얘기를 했는데
살아가면서, 성화되면서, 점점 균형잡힌 사람이 돼 간다고 하더군요
원래 규칙주의자에 냉철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르게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정도는 아닙니다.
아직 덜 바뀌어서 그런건지 모르지만
아직도 생각만 많고
망설임등으로 인해 행동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도 서투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나의 망설임까지도 헤아리신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리고, 제가 균형잡힌 사람이 되면
아마 제가 가진 특별한 점들이 퇴색해버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색깔이 희미해져서, 주위와 비슷비슷해져버리지 않을까

물론 저도 하나님을 만나고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마 하나님을 몰랐다면 대책없는 우울향 성격에 자기 일에만 몰두해서 피폐한 삶을 살며
다른사람을 정죄하고 미워하는 그런 사람이 됐을 것 같습니다만
주변을 돌아볼 수 있고, 영원한 것을 바라보는 면이 생긴 것은 당연히 하나님을 만나서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아마 하나님께서 저를 보실 때 제가 태어난 모습, 제 성품과 성향, 기호,
그리고 망설임까지,
사랑하시고 이해하시고 그리고 사용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있는 모습 그대로 오라" 고 했잖아요

그래서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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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Posted at 2007/05/12 01:41 // in Essay // by Daniel
요 몇주 사이 결혼식이 아주 많습니다.
사촌동생 결혼식이 성당에서 있었는데
그 성당의 주례 신부님이 말씀하셨던 게 생각납니다.

사랑 이란 말이 원래는 옛 한자어로
思量 에서 나온 고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생각할 사, 헤아릴 량.
생각하고 헤아려주는 것이 사랑이란 말의 뜻이라고 하시더군요
감정보다는, 이런 뜻이 더 맘에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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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

Posted at 2007/05/11 01:41 // in Essay // by Daniel
주의 사랑이 내 목숨보다도 좋기에 내가 주를 찬양할 것입니다. - 시편63:3 -
내 목숨보다도 좋은 사랑. 그리고 말씀.
그래서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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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억거리

Posted at 2007/05/10 11:40 // in Essay // by Daniel
오늘, 남산엘 갔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간 거지만
수영이랑, 용운이, 염, 인애
넷이 같이 가줬다.

나 혼자 즐거워하고,
끌고 다녀서 미안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을 거라 믿는다.

야경,

정말 좋았다.
비가 그쳐서 춥지만, 공기도 맑고 그래서 멀리 보이고
전망하는 곳은 영업시간이 끝나서 못 갔지만,
반대편을 보았다.
티 없이 맑은, 까만 하늘에, 하얀 구름 한조각.
반짝이는 건물들, 다리들. :-)
좋아한다.

그리고 걸어내려오며 바람 쐬고,

항상,
이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찬양하고,
선교 가고,
사람들 만나고,
즐긴다.

귀한 시간 주신 하나님, 감사.
좋은 만남들 주신 것도 감사.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지만

어느 광고 카피에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억은,
기록이 가지지 못하는
정말 개인적이고도 가슴 조이게 하는 강렬함을 가질 수 있다.

기록이 그 기억의 감흥을 일으키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사진일 수도, 일기일 수도,, 그리고 또다른 기억의 한 조각일 수도 있다.)
그것을 통해 흘러나오는 감흥은 기억에서 나오는 아주 개인적인 것이다.

어느 책에선가 본 듯도 하다.
세상에 다시 없을 귀한 마지막 장면을 보는 사람.
그 사람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한순간 한순간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눈 속에, 머리속에 각인한다.
눈앞이 흐려질까봐 눈물을 훔치며,
바람의 흔들리는 소리들,
풀벌레의 울음소리 까지.
하늘하늘 움직이는 풀들의 일렁임,
내리비취는 빛줄기,
그 빛에 반짝이는 먼지들까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모두 담는다.
다시 없을 그 시간을 추억하기 위해.
그것은 사진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같은 가슴을 가진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
사진 찍을 시간도, 노트를 꺼내들 틈도 없는,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아야 할 장면들.

나도,
기억해야 할 것들..
애틋한 친구들의 배려
청량한 바람과 공기, 그리고 마음까지 닿았던 그 시원함
두근거리는 교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감사
하나님이 주신 세상
이 시절에 태어나게 하신 것 감사..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기억해야지.
그러기 위해 기록해야겠다.

기록은,
기억하기 위한 도구지만
기억은,
강렬하고 애틋하고 감사하고 즐겁고
때론 아프고 슬픈
나만의 것

내 손에 아무 것도 없을 때,
핍박의 때
다른 것은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추억할 수는 있다.
아름다웠던 기억들, 좋은 사람들, 주셨던 은혜와 축복들, 그리고 감사들.
그리고 아직 있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들이 나를 살아남게 할 것이다.

잊어버리지 말아야지
귀한 사람들, 만남들, 감동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항상 그렇게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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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도구

Posted at 2007/05/06 01:39 // in Essay // by Daniel
찬양은 천국에서 항상 할 거다.
그런데 그건, 영으로 하는 것.(악기나 선율이 아님)
선율과 반주는,
영을 여는 능력이 있음.
(향기나 분위기 같이)

Worship & Praise라고 한다.
찬양과 예배는 약간 다른 것.

좀더 찾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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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빛난다.

Posted at 2007/05/01 01:38 // in Essay // by Daniel
명균이에게 편지 중
오늘 장례식 갔다왔다고 했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빛나는 것 같다. 그 누나의 어머니, 나는 알지도 못하는데 나도 울었다. 눈물이 막 나더라.. 내가 요새 눈물이 많은 사람이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하나님을 사랑했던(전도사님이었대) 사람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보아주시는 것 같다. 불신자인 그 아버지가 어떻게 보셨을까.. 그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많이 느끼셨을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하나님을 사랑하자고 그러면 나머지 것들은 다 이 말씀에 약속돼있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그래서 항상 생각한다. 하나님을 사랑하자고 어쩌면 네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네가 그 뜻대로 부르심을 '이미' 입었다는 걸 수도 있어. 이미 널 택하신 거지. 그럼 네 앞길은 아~무 문제 없지. No prob. 하지만 일단 나는 거기까진 모르겠고 항상 하나님 사랑해야지 한다. 그것 외엔 내겐 요새 아무것도 없어. 그것만 하면 그 이후의 모든 것들은 어떤 선택을 하던, 하나님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결정하면 좋은 길이라 생각해.

그리고 명균이도.. 요새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주일학교도 하고. 정말 좋다. 명균이에겐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너, 하나님이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다. 나는 널 속속들이 잘 모르지만.. 휴가 나왔을 때도 본적이 몇번 없고 얘기도 많이 못해봤지만. 네가 좋다. :-) 그리고 하나님이랑 친한 것 같다. 우리 끝까지 잘 지키자. 넘어지는 사람, 뒤돌아서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평생을 80이라 보면 우리 남은 삶이 50년도 넘는데, 그 시간을 한결같기가 쉽지 않는 거 같더라. 당장 군대 말년, 회사 퇴사하기 전 막판 몇주도 성실하게 살기 어려운 걸. 물론 모든 길을 하나님이 쥐고 계시니까 너무 걱정할 것은 없지

그래도... 잘 살자. 가시밭길은 가끔 갈 수 있어도 내 발로 담 넘어 다른 길 갔다오고 싶진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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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

Posted at 2007/04/27 01:35 // in Essay // by Daniel
저는 소설을 잘 읽지 않습니다만
예전에 어쩌다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 라는 책을 읽게되었습니다.
참 길게도 읽었었는데,
다른 것은 별로 기억나지 않지만, 이 제목 하나는 자주 기억납니다.

'생의 의미'

챕터의 내용은 암으로 죽어가는, 여주인공의 옛 연인이 쓴 편지가 이어지는데,,
사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그때의 느낌만 약간 기억나네요..

English patient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의 진행은 병원에서 간호사가 주인공의 일기를 읽어주는 겁니다.
2차대전 중, 사막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움직일 수 없게 돼서,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가 독일 스파이로 오인받아 잡히고,
탈출해서 진짜 독일군에 정보를 팔기까지 해서 돌아갔는데,
이미 죽었습니다.
사랑을 잃은 그에겐 삶의 의미가 없어졌겠지요.

삶의 의미

사랑을 깊이 하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때론 그것이, 목숨을 걸 만큼의 가치가 되기도 하네요.

어떤 경우엔 삶의 의미가 인류 발전이나 예술일 수도 있겠지만

제 나이에,
한 번 정도는 아플 정도로 사랑해보는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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